입고리스트 Sale & Used 예약음반 추천음악감상 신용카드 무이자

입금계좌안내
등급안내

상품코드: 1219465

윤영배 / 이발사 (EP)

  • 가격
  • 11,100원
  • 적립금
  • 111원
  • 수량
  • Artist
  • Title
  • 이발사 (EP)  
  • Genres
  • Styles
  • Origin Country
  • 한국 
  • Label
  • Format
  • 1CD 
  • Release Date
  • 2010-11-22 
상품상세설명 Product Infomation

이발사 혹은 윤영배 - 그 고요한 시작
 
기타를 든 이발사는 윤영배이다.
 신인 아닌 이 신인의 데뷔는 무려 17년 전 , 제 5회 유재하 음악경연대회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규호, 루시드폴(조윤석), 말로(정수월), 이승환, 이한철 등 이제 중견이 된 뮤지션들을 우르르 배출했던 전설적인 해였다. 이한철과 한 팀으로 참가하여 수상한 윤영배는 본인의 이름을 걸고 솔로 활동을 하진 않았지만 실력있는 작곡가이자 작사가로 음악계에서는 꽤 낯익은 이름이 되었다.

은자들이 가득한 하나뮤직이라는 공동체에 스며들었던 그는 장필순, 이규호, 불독맨션 등에 작사/작곡한 곡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특히 장필순의 5집에 '스파이더맨'과 '빨간자전거타는우체부'라는 독특한 노래를 선보인 이후, 장필순 음악 세계의 한 축을 당당히 책임지고 있었고, 그의 연주와 음성은 하나뮤직의 컴필레이션 앨범 [바다]와 [겨울 노래]에 '외로운 이층집', '길들이지 않은 새' 두 곡을 통해 엿들을 수 있었지만, 아직 그는 수면 위로 올라온 것은 아니었다..... 그리고....
 
두 번째 상경.
 
근 스무해 전 대구에서 서울행 기차에 올랐던 청년은 이제 아저씨가 되어 다시 서울을 찾았다. 여러 해 제주에서의 생활을 하고 있는 그가 은둔자의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은 우리의 착각이었을 뿐이다. 그는 제주와 서울, 섬과 육지, 초야와 다운타운을 무심코 오가고 있는 이 시대의 한 사람이었다. 단지 한때 서울에서의 생활이 길었던 것처럼 제주에서의 생활이 좀 길어졌을 뿐이다. 그런데 오랜만에 서울을 찾은 그는 ‘놀랍게도’ 솔로 앨범을 작업하고 있었다.
 
93년 유재하 음악경연대회로 본격적으로 음악과 연을 맺은 지 17년만이다. 장필순의 앨범을 통해 조동익-장필순-윤영배 트리오 송라이팅 체제를 구축하며 실력파 송라이터로, 우리가 존경하는 음악인(조동진, 조동익)으로부터 인정받는 음악인으로 입지를 굳힌 그는 사실 이미 오래 전부터 솔로 앨범을 기대받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조용히 그들의 옆 자리를 지키고 있었을 뿐이다. 자신의 이름을 내건 앨범에는 욕심 없는 사람처럼. 그리고 이어진 제주행. 우리가 윤영배라는 이름으로의 어떤 완성된 앨범을 기대한다는 것은 이미 어렴풋한 옛일이 되었다. 그러던 그가 17년 만에 홀연히 ‘이발사’라는 이름으로 우리를 찾아왔다.
 
기나긴 침묵을 깨고 처음 내뱉는 끊임없는 방언처럼 모든 것을 토해낼 것을 것만 같은 이 앨범. 그러나! 그의 음악은 다시 한번 놀라움을 안겨준다. 그는 17년 만의 첫 앨범이라는 우리의 기대와 흥분이 무색하게도 아주 간소한 차림이다. 시종일관 기타와 보컬만으로 모든 트랙을 채우고 있는 앨범. 그런데 이것은 간소하다는 표현으로는 역부족한 평정심으로 충만한 여유로움 그 자체다. 긴장감이라고는 애써 무딘 감각을 날카롭게 날세워 찾아보려 해도 느낄 수가 없다. 그가 단단히 벼르고 이 앨범을 작업하였을 것이라는 생각은 우리의 강박증이었을 뿐, 그는 전혀 흥분한 기색이 없다. 그 긴 시간의 침묵은 인고의 시간이 아니라 즐기는 시간이었던 것일까? 대체 이 자신만만, 이 여유만만은 어디에 기인하는 것일까?

홀연단신 그는 기타만 들고 스튜디오에 들어섰다. 많은 음악동료들이 그와 함께 녹음하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준비하고 있었지만 그는 오랜 시간을 공유했던 익숙함 대신 자신만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기로 했다. 하나음악 시절 간이 녹음 시설이 갖춰졌던 일명 ‘작은 방’에서 홀로 자신의 소리에 골몰했던 그 때로 회귀하듯. 그는 이 시절 거의 홀로 차지하다시피 이 작은 방에 들어앉아 기타를 연주하며 노래를 녹음하곤 했는데 마치 이 EP는 시간을 훌쩍 리워드한 듯 그 시절의 연장선상에 놓여있다.
 .
사실 우리가 처음 만났던 그는 어쿠스틱 기타 본연의 매력을 잘 아는 연주가 중 한 사람이었다. 그는 ‘기타리스트’보다는 ‘송라이터’라는 수식어가 더 잘 어울리는 음악인이지만 여느 기타리스트들과는 또 다른 면에서 매우 이목을 끄는 기타 연주가였던 것. 95년 장필순 4집 공연, 어쿠스틱 기타 세션으로서 무대 위에 오른 이 낯선 사람은 관객을 의식하지 않는 듯 다리를 흔들어대며 거리낌없이 기타와 흥겹게 호흡을 나누고 있었는데, 이제 그 시절의 그는 시간을 뛰어넘어 그 자신의 목소리와 기타의 자유로운 호흡을 통해 이 앨범을 완성하고 있다. 넘치지 않는 기타 연주, 그러나 브리티시 포크, 재즈, 고전음악, 모던 록, 일렉트로닉 뮤직까지 다양한 음악을 섭렵한 그답게 다채로운 연주를 들려주는 그의 기타 연주를 충분히 귀 기울여 볼 필요가 있다.

독특하게도 그는 다섯 곡 전곡에 걸쳐 기타와 보컬을 더블링하여 레코딩하고 있다. 동료 음악인들의 세션을 물리치긴 했으나 기타 하나만으로 연주를 채우고 있다는 점에서 사운드의 빈 공간를 채우기 위한 선택이 아닐까 짐작해 볼 법하다. 그러나 그것은 오해. 이러한 작업은 그에게는 오랫동안 몸에 배인 습관과도 같은 것이다. 기타와 보컬의 더블링, 그리고 노래 멜로디라인을 기타로 연주하는 것은 ‘의도적’인 것이 아니라 그의 ‘스타일화’된 것, 그는 오래 전부터 줄곧 이런 작업을 해왔다 하는데, 이로부터 빚어지는 사운드는 낭만적일 수도 있을 것고, 또한 위로를 담은 따뜻한 손길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이 17년 만의 첫 앨범은 장황하지 않다. 넘칠 것이 없다. 그러나 모자람도 없다. 기타 하나로 빚어내어소박하고 빈 듯하지만 우리들의 상반된 슬프고도 기쁜 감정을 유기적으로 담아내고 있기 때문일까, 오히려 충만하게 느껴진다. 서글픈 멜로디 라인 위에서도 고개를 계속 까딱대도록 만드는 기분 좋은 리듬감을 느낄 수 있고, 막막함에 놓인 현실을 노래하면서도 곳곳에 배치한 유머러스한 음악적 어법을 발견할 수 있다. 상관없다는 듯 무미건조하면서 되새겨보면 다정하게 들리는 그의 보컬 또한 다양한 정서를 하나로 아우른다.
 
어쿠스틱 기반의 포크 앨범일 듯하면서 모던 록과 재즈를 함께 담아낸 이 앨범을 들으면서 우리는 볕 잘 드는 베란다 구석 자리를 하나 차지하고 앉아 나른함을 즐길 수도 있을 것이고, 앨범 전반에 흐르는 리듬감에 어느새 동요될 수도 있다. 그는 간소한 차림새로 스튜디오 들어섰지만 이 앨범은 들을수록 깊이 감추어진 강렬한 감정으로 아련해지는 사운드로 완결되고 있다. (hazeymaryjane)

# 이발사, 윤영배 프로필
 1968년생의 윤영배는 93년 유재하 음악경연대회 입상 후에 하나음악과 연을 맺게 되었다. 이 시기 이한철의 데뷔 앨범의 거의 전곡을 작사하면서 앨범 디렉터로 참여한 윤영배는 장필순 4집 앨범에 '노란 모자'와 '상경'을 수록하게 되었고 공연과 녹음에 기타 세션으로 참여하게 된다. 장필순 4집 앨범은 그녀가 싱어 송라이터로 전환을 꾀하는, 그녀의 디스코그래피상 주요한 의미의 앨범이었고 조동익과의 본격적인 첫 작업물이기도 했다. 이 앨범에서 윤영배는 대선배와 함께 공동작업하는 영광을 얻음으로써 공식적으로 실력있는 송라이터로서 인정 받게 된다.

이후 그는 하나음악의 조동익/장필순과 주로 음악작업을 계속 해나갔다. 장필순의 앨범을 통해 트리오 송라이팅 체제를 구축한 그는, 그로부터 장필순의 역작이자 명반 [너의 외로움이 나를 부를 때]에서 '스파이더맨'과 '빨간 자전거 타는 우체부'를, [soony6]에서는 '헬리콥터', '동창', '10년이 된 지금'을 만들어낸다. 또한 조동익의 [Movie]에서 '예예예', '무더운 여름과 자전거 타기', 이규호의 [Alterego]에서 '머리끝에 물기'의 가사를 담당하면서 탁월한 작사가로서의 면모를 계속 보여주게 된다. 그 사이 한동준과 권혁진 듀오 엉클(Uncle)의 [그대와 함께라면]에서는 '7년후'로, 이후 영화 [새드무비]와 나윤선의 [Memory Lane]에서는 '천사'로 작사 참여하였다.
 
1999년, 그는 갑자기 유학길에 오른다. 가기 전날까지 영화 [산책] 음악에 참여하던 그는 이튿날 홀연히 비행기에 올랐다. 유럽 최고의 명문 음악대학인 암스테르담 콘서바토리움(Conservatorium van Amsterdam)에 '어쩐지 먼'과 '외로운 이층집'으로 응시, 입학하게 되나 곧 자퇴한 그는 암스텔페인 한인학교에서 신영복 선생의 책을 가르치기도 하며 2년을 보내다 네덜란드에서 돌아온다.
 
한국으로 돌아왔지만 얼마 후 그가 몸 담은 하나음악은 문을 닫게 되고 그는 제주도로 거처를 옮긴다. 고도 300~400m의 준산간 지역에 터를 잡고 사시사철 땔감나무를 구비해야 하는 그 곳에서의 삶이 시작 되었다. 초기 제주 생활을 하면서도 그는 조동익, 장필순과 함께 영화 [새드 무비]나 나윤선 등의 앨범을 함께 작업하며 우리에게 소식을 전해왔지만 이내 그의 활동을 뜸해졌다. 제주 산간 지역에서의 일상이 음악활동으로 가득 찼던 생활보다 더욱 많은 비중을 차지하게 된 것이다. 땔감을 하고 마당을 쓸고 풀을 뽑고 산과 들을 다니며 먹을 것을 채집하고 텃밭을 일구고 하는 삶에.
 
그러던 그가 다시 상경하였다. 첫 솔로 앨범 작업을 위한 것은 아니었지만 결과적으로 이번 상경을 통해 그는 첫 솔로 EP [바람의 소리]을 녹음하게 되었다. 제주에서 작곡을 손에 놓은 지도 꽤 되었는데 막상 서울에 와 기타를 잡게 되니 그동안 몸 안 깊숙이 쌓여있던 곡들이 수도 없이 터져나오기 시작했다는 것. 아쉽게도 이 EP에는 그 곡들이 실리지 않았지만 그의 목소리를 통해, 혹은 다른 이의 목소리를 통해 그 곡들을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1. 이발사
2. 바람의 소리
3. 키 큰 나무
4. 내 머리 타던 날
5. 어쩐지 먼


 

ARTIST SEARCH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