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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폴로 18 (Apollo 18) / Apollo 18 (Black Alb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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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rtist
  • Title
  • Apollo 18 (Black Album)  
  • Genres
  • Styles
  • Origin Country
  • 한국 
  • Label
  • Format
  • 1CD 
  • Release Date
  • 2011-11-24 
상품상세설명 Product Infomation

지금, 여기에, 대한민국 헤비니스 뮤직의 현재가 있다. 한국 인디음악씬의 가장 중요한 밴드, 앞으로의 행보가 가장 주목되는 인디밴드 Apollo 18의 EP [The Black Album] 발매!

2009년 EBS 주최 신인 뮤지션 발굴 프로젝트 ‘헬로루키’ 대상 수상!

2011년 3월 미국 SXSW 페스티벌 및 미국투어를 필두로 후지 락 페스티벌, 지산 락 페스티벌 무대에 오른 Apollo 18. 월드와이드 밴드로 성장하기 위한 첫 신호탄을 드.디.어. 터트리다

하이브리드, 포스트록, 포스트 하드코어, 그런지….정의 내리기 힘든 다채로운 사운드 메이커 Apollo 18이 주조하는 무정형의 강렬하고 압도적인 사운드스케이프의 향연!!

“지금, 여기에, 대한민국 헤비니스 뮤직의 현재가 있다. 말이 많았다. 그냥 ‘닥치고 아폴로 18’이다.” by 배순탁 (음악 평론가)

 


1. Sonic Boom
2. Deadend
3. Corpse Flower
4. Mur

 

누구라고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겠다. 다만, 최근 들어 조금씩 ‘록’에 대한 일반 대중의 인식이 넓어져가고 있는 가운데, 여전히 록에 대해 편협한 사고를 암묵적으로 강요하는 텔레비전 방송들이 심히 거슬릴 때가 많다. 그들이 브라운관에 나와서 시범하는 록이라는 것은 실상 80년대에 유행했던 헤비메탈에 가깝다. 박쥐에 버금가는 고음역대의 샤우팅, 일정한 리듬으로 반복되는 육중한 리프, 장발에 가죽점퍼를 끝끝내 고집하는 패션 스타일 등등.

나는 지금 음악적인 수준의 여부를 논하려는 게 아니다. 77년생인 나는 80년대 헤비메탈과의 도원결의를, 심지어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혼자서 마음대로 선포했던, 골수 헤비메탈 키드였으니까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불편한 감정을 표출할 수밖에 없는 건 지금이 80년대가 아닌 21세기라는 시대적 배경 때문이다.

배철수 선배가 모 방송사의 밴드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와서 했던 말이 갑자기 떠오른다. “지금이 21세기임에도, 여전히 20세기 음악만을 고집하고 있는 후배들이 있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 나는 이 얘기를 듣고 곧장 몇몇 밴드들을 머릿속에 떠올렸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아폴로 18(Apollo 18)이었다. 그들의 음악은 누가 들어도 명백히, 20세기의 그것과는 방향성을 달리하는 ‘현재의 사운드트랙’인 까닭이다.

그렇다면 당연히 결정적인 질문 하나가 남겨진다. 과거의 헤비메탈과 지금의 헤비니스 신의 음악적인 분기는 과연 어떤 지점에서 이뤄지는가. 그리고 아폴로 18이라는 밴드의 음악은 예전의 헤비메탈과 비교해 어떤 개성 패션을 갖추고 있는가.

20세기의 헤비 뮤직이 ‘서사적 구조’를 강조한다면, 21세기의 그것은 상대적으로 ‘회화적 이미지’를 중요시한다고 본다. 그래서 80년대 헤비메탈 그룹들은 속된 말로 ‘짱짱한 톤’의 기타 리프로 말달렸던 반면, 아폴로 18을 비롯한 최근의 헤비 밴드들은 각종 장르를 끌어들여와 ‘무정형의 사운드스케이프’를 연출하는데 몰두한다. 하드코어, 펑크, 사이키델릭, 포스트 록 등의 세분화된 장르들을 마치 물감처럼 사용한 뒤, 큰 붓을 이용해 대형 화폭에 추상화를 그리는, 일종의 ‘화가로서의 음악가’인 셈이다.

비단 메탈뿐만이 아니다. 우리가 인지하는 대부분의 음악적인 바탕은 본래 서사 구조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곡의 도입부를 시작으로 브리지를 거쳐 후렴구에 도달한 뒤, 후렴구를 한번 더 반복하거나 제2의 후렴구를 제시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물론, 아폴로 18의 음악이 이런 류의 관습적 태도에서 탈주를 선언한, 순수 아방가르드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여기에는 분명, 과거에는 만날 수 없었던 그 어떤 독창적인 순간들이 번뜩거린다.

듣는 이들이 아폴로 18의 음악을 듣는 내내 마치 영상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물론 최소한의 평면적인 서사구조를 띄고는 있지만, 아폴로 18의 본작은 어디까지나 이미지, 구체적으로는 ‘입체적 덩어리로서의 음악’이다. 그리고 바로 이 덩어리가 듣는 이들에게 특정한 심상(心像)을 떠올리게 하는 것인데, 이런 관점에서 이 앨범의 수록 곡들은 관습적 코드가 아닌 그 코드의 저편에서 우리를 엄습해오는 ‘사건과도 같은 음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니까, 예외성으로 근원적인 그 무엇을 돌파하려는 쾌감 같은 것이 이 음반 속에는 담겨져 있다. 이를테면 그것은 바르트가 그의 저서 [카메라 루시다]에서 주장한 ‘푼크툼’ 효과의 ‘음악적인 버전’인 셈이다. 굳이 곡마다의 설명을 달지 않은 것도 (절대 내가 귀찮아서가 아니라) 강렬하면서도 압도적인 이미지의 덩어리로서 이 앨범에 접근해야 한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이렇게 아폴로 18의 신보가 증거하듯, 미래의 헤비 뮤직은 서사성이 아닌 회화성으로의 전이를 표방하면서 새로운 위격(位格)을 세워나가지 않을까. 사실 아는 사람은 다 알고 있지만, 이러한 경향은 헤비니스 필드뿐만이 아닌 전 장르를 통틀어서 하루가 다르게 가속화되고 있다.

그러니까 지금, 여기에, 대한민국 헤비니스 뮤직의 현재가 있다. 말이 많았다. 그냥 ‘닥치고 아폴로 18’이다.

글, 배순탁(greatta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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